KOREA DAILY | 중앙일보 "유학생 비영리단체 '기브오', 두 번째 프로젝트" - 10.25.2014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초등학교 2학년 정재훈(10)군은 이곳에서 일일 용역 노동자인 아버지와 청소부인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한 달 생활비는 80만원. 어려운 생활 속에서 소방관을 꿈꾸는 정군을 돕기 위해 한인 유학생 출신 비영리 기부단체 '기브오(Give.O)'가 나섰다.
기브오는 올해 두 번째 기금 모금 프로젝트인 '시간이 멈춘 마을 그리고 재훈이'를 지난 9일부터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근 기부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아이스버킷챌린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구룡마을의 '구'자를 따서 지은 '#9불의행복'이란 태그를 SNS에 올려 여러 사람에게 기부 행사를 알리는 방법을 고안한 것.
기브오의 SNS 릴레이에서는 하루 동안 9불로 생활한 뒤 태그를 달아 세 명을 지목하거나 아니면 기금 모금 사이트(fundly.com/giv-o)를 통해 후원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24일 기준)까지 43명의 후원자로부터 모아진 금액은 809달러. 마감일인 오는 30일까지 6일을 앞두고 목표액 1000달러를 향해가고 있다.
기브오가 돕는 정군이 사는 구룡마을은 '부촌 바로 옆의 빈민가'로 알려진 강남 지역의 유일한 판자촌이다. 뒤에는 호화스러운 타워팰리스 건물이 하늘 높이 솟아있다. 이곳은 강남개발로 갈 곳이 없어진 세입자들이 머물기 시작하며 형성됐다고 알려졌다.
지난 2012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던 이곳은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발방식을 놓고 다투다 결국 개발이 무산 지난 8월 도시개발법에 따라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해제됐다. 결국 구룡마을의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도 무산됐다.
기브오는 정군처럼 형편이 어려운 한국 학생을 매번 선정해 모금을 통해 이들의 학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월 진행된 첫 프로젝트에서 모금된 480달러는 예정대로 충북 음성 청보리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다문화가정 학생 정성하군에게 전달됐다.
이조은 인턴기자 joeunish@koreadaily.com